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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림 시인 작품…“나무는 남을 위해 그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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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영 댓글 0건 조회 2,171회 작성일 15-08-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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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림 시인 작품…“나무는 남을 위해 그늘을 만든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7-27 08:57:19




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 ⓒ이승범 에이블포토로 보기 ▲ 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 ⓒ이승범
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



최림(남, 1956년생, 전신마비) 시인



지극히도 고요한 휴식을 보라

어느 이유에도 의지하지 않는 저 기막힌 자유로움

제 스스로에게 기댄 채 나른한 휴식을 취하고서

절대로 지치거나 절망하지 않는 저 보행을 보라



요란하지도 떠들썩하지도 아니한

언제나 고요하고 조용한 저 보행들

부활의 순간을 위해 주어진 모든 빛깔을 지워내며

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



최림 : 구상솟대문학상 대상(1998) 시집 <푸른 상어 이야기>



시평 : 나무는 남을 위해 그늘을 만든다



방귀희(솟대문학 발행인)



최림 시인의 시에는 강한 메시지가 있다. 시‘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에서 그 메시지를 찾아보면 최 시인이 왜 시를 쓰는지 알 수 있다. 나무는 장애인을 은유한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한다. 모진 비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나무는 절망하지 않는다. 나무는 자유를 느낀다.



왜일까? 나무는 자기에게 기대어 꿈을 키우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기댈 곳이 없다. 장애인을 온전히 받아주지 않는 현실에서 장애인은 자기 스스로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장애인에게 희망을 갖게 해주었다.



장애인은 요란하지도 떠들썩하지도 않지만 장애인은 부활을 꿈꾸며 조용히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재감을 점차 확실하게 점점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



최 시인은 교통사고로 경추 손상을 입어 전신마비를 갖게 되었다. 건강했던 청년을 전신마비 늪에 빠트려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죽음보다 더 참혹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나무는 스스로에게 기대어 잠을 잔다’는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무의 진실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나무는 줄기를 뻗어 줄기에 빼곡히 잎사귀를 맺어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준다. 나무는 스스로 자립하여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베품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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