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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동시간은 '할인 대상'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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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23-03-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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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 맞춘 발달장애인 직업논단-66 '尹 정부 노동시간 정책의 이면'
상당수 장애인 노동자, '1일 4시간 노동' 정도에 그쳐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노동시간이어야 '진정한 평등'

최근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주 69시간 노동' 문제로 정치권과 노동계 등의 논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이 논쟁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듣던 JTBC '정치부회의' 의 한 장면. ⓒJTBC 뉴스 유튜브 갈무리
최근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주 69시간 노동' 문제로 정치권과 노동계 등의 논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이 논쟁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듣던 JTBC '정치부회의' 의 한 장면. 
ⓒJTBC 뉴스 유튜브 갈무리

요즘 윤석열 대통령은 한가지 이슈에서 매우 거대한 갈지자 행보를 보인다. 처음에는 주 69시간 노동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최대 60시간이라 말했다가 또 60시간을 넘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결론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물론 처음 내놓은 정책이 노동자 집단의 대규모 반발을 받으며 후퇴하면서 벌어진 사태이기는 하다. 솔직히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 노동 규정 유지를 넘어 다시 제2차 노동시간 축소 정책으로 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도 한국은 노동시간이 길면서 생산성은 별로 없는, 대단히 비효율적인 노동 문제가 심각했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일반적인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통상 노동시간은 주 몇 시간일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일반적인 노동자들이 원하는 통상 주당 노동시간은 36.7 시간, 거의 주 5일 기준 1일 7시간 노동이 진정 바라는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노동시간 논쟁이 심각한 프랑스의 공식 통상 주당 노동시간은 한국인들이 알면 놀라는데, 바로 ‘주 35시간 노동’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동시간 논쟁 바깥에 있는 존재가 하나 있다. 바로 장애인 노동자들이다.

필자가 살펴본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워크투게더 사이트의 ‘간편 우리지사 채용정보’에 올라온 채용공고 상당수가 ‘1일 4시간 노동’을 전제로 한 채용공고가 꽤 많아 최근 구직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필자마저 불만을 느낄 정도였다.

통상적인 ‘1일 8시간 노동’ 채용공고는 찾기 어려웠다. 오죽하면 필자가 요즘 이 공고를 볼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위치라면, 그다음 순서가 ‘1일 노동시간 8시간 여부’일 정도이다.

장애인 노동자의 노동시간도 ‘장애인 할인’이 되는지 의심스러운 지점이다. 이 분야는 ‘장애인 할인’이 이뤄지면 안 되는 부분이 되는 것 중 하나이다. 정작 할인해서는 안 되는 분야가 바로 ‘노동시간’이다. 장애인 노동자에게도 이상적인 노동시간은 사실 비장애인처럼 똑같이 ‘1일 8시간’이다.

노동시간을 줄인다면 다른 직원도 똑같이 6시간이건 7시간이건 특정 요일 오전만 근무 이런 것이건 간에 장애 여부 상관없이 ‘평등하게’ 줄여야 한다. 그렇게 보면 ‘주 69시간’은 장애인 노동자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이다.

결국, 비장애인 노동자가 1일 정규 노동을 하면 장애인 노동자들은 ‘1일 4시간 노동’이라는 ‘강제할인’을 겪으면 결국 어떻게 보면 ‘노동시간에서의 장애인 차별’이 되는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의 1일 4시간 노동은 그만큼 수익이 있다거나 가사·사회활동·학업 등 다른 활동이 있는 이들 1일 4시간 노동을 한다면 인정할 수 있지만, 사실 일반적인 장애인 고용에서 1일 4시간 노동은 월급도 반으로 ‘할인’해버리는 ‘이중 할인’이 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것으로 ‘이중 할인’을 하는 것이 바로 어떻게 보면 장애인 차별이 되는 것이다.

장애인 1일 노동시간이 8시간이 아니라 4시간일 경우 단점이 하나 더 있다. 일자리를 하나 더 찾아야 하는 부담감도 그렇지만 또 다른 단점은 그만큼 복지 지출이 더 늘어나거나 그만큼 돌봄 부담이 더 늘어나는 등 대단한 문제점이 있다.

1일 4시간 노동 자체가 결국 4시간의 돌봄 수요 등을 창출하는 등 발달장애인 고용에서도 문제점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 필자가 발달장애인 고용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 중 하나가 ‘고용으로 돌봄 수요를 축소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언급한 것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장애인 1일 4시간 노동은 장애 특성의 존중이라기보다는 결국은 장애인 차별이나 ‘장애인은 일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라’라는 장애인에 대한 무시로 이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장애인도 일하면서 삶을 찾아 나간다. 감지덕지 그런 수준을 넘어 일로 꿈을 이뤄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출퇴근 자체가 매우 거대한 행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한 일상이 하루의 노동시간을 통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필자도 장애인 노동자로서 아침저녁의 지옥철 출근도 가끔은 즐겁기도 하고, 가끔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노트북에 테더링을 걸어 간단한 카카오 브런치 등에 올라온 글 읽고 댓글 달기 등을 통해 재미있게 출퇴근 시간을 보낸다. 이런 일이 행복한 것은 하루 8시간 노동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가끔은 퇴근길에 식당과 카페에 들러 저녁식사도 겸하면 더 재미있는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부의 최근 노동시간 정책은 확실히 장애 여부를 떠나서 ‘노동자 계급’으로서 ‘절대 반대’라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그렇다고 장애인이랍시고 1일 4시간 노동으로 노동시간을 ‘할인’해버리는 그런 것도 ‘절대 반대’이다.

필자가 출석하는 개신교 종파인 성공회의 핵심 교리 중 하나인 그 ‘중용’(Via Media) 사상이 이런 문제의 답을 내놨다. 장애인 노동시간도 적당하게, 평범하게 하라고 말이다. 차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말라고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정책에 대한 반격으로 ‘주 4.5일 노동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은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로 간주하는, 과거 주5일제 노동 이전 토요일 오전에만 일하고 오후부터 휴무하는 과거의 토요일과 비슷한 방식으로 금요일을 운영하자는 제안이다.

차라리 그것이 낫다. 노동시간을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똑같이 ‘할인’ 하는 것이다.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노동자이기에 똑같이 노동시간을 ‘할인’하는 것이 더 평등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랍시고 노동시간을 ‘할인’하는 것도 장애인 차별일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이렇게 묻고싶다. “장애인 노동시간도 왜 ‘할인’하나요?”라고 말이다. 온갖 변명이 있겠지만, 이 문제의 올바른 해법은 간단하다. “장애인 노동시간은 ‘할인 대상’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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